국군 사고사례집 레전드 여군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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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군대썰에서 얘기했지만 나는 08군번 상무대 출신임.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특히 햄갤은 전현직 장교들이 꽤 있는 것 같으니) 상무대는 매우 큰 규모의 교육부대지. 기, 보, 포, 공, 화 다섯 개 육군학교가 다 모여서 상무대라는 거대한 종합부대를 이룸.

일단 상무대는 구석탱이에 처박혀 있기 때문에 차량이 없으면 광주 같은 주변도시들과도 상당히 유리 된, 즉 주변에 인적이 드문 입지를 가지고 있음. 그리고 그 거대한 상무대 부지 중심에 상무회관이라고 군부대 어디에나 있는 군대식 상업건물이 있음.

암튼 상무대는 매 분기마다 수천 명의 교육생들이 오고가는 번잡한 곳임. 그 중 ROTC 여군소위들, 초군반 교육을 받으러 온 쪽에서 일이 터짐. 인원점검을 하는데, 곳곳에서 인원이 안맞는 거야. 오늘은 A학급이 B교육장에서 인원이 안 맞고, 내일은 C학급이 D교육장에서 인원이 안맞고, 그러다 어느 순간 보면 다시 정상인원으로 돌아와 있고.

당연히 여군 교육 맡은 교관들부터 훈육장교들, 현장에서 인원체크하고 보고하는 우리 조교들까지 개 비상이 걸렸음. 더 무서운 건, 인원부족이면 차라리 괜찮아 어디 죽었거나, 탈영이니까. 근데 그게 아니라 인원이 ‘많았다’는 것. 그것도 매번 딱 ‘한 명’씩. 그야말로 ‘고스트 솔져’.

이게 “한 명 뭐가 있는 것 같다.”라고 보고가 올라가자마자 원 사건이 터진 보병교뿐만 아니라 상무대 다섯 개 학교 전체에 비상이 걸림. 상식적으로 이 큰 부대에 시.벌 신원미상인 정체불명의 인간인지 귀신인지 하나가 버젓이 활보하고 있다는 거 아녀.

당시에는 진짜 원혼설 같은 미신잡것스러운 얘기도 돌 정도로 충격과 공포였음. 시.벌 ‘우리 학급에 인원수가 한 명 많아요…’ 같은 건 어릴 적 학교공포담에나 나오는 거 아니었냐.

이렇게 계속 같으면 아마 상무대는 ‘저주받은 부대’로 토요미스테리 같은 데 나왔겠지만 결국 해결은 됨.

결국 범인은 잡힘. 근데 드러난 실상은 더 충격과 공포였음.

한동안 상무대 전체에 뭔가 공포스러운 기운이 돌던 그때, 여군 초군반 훈육을 맡은 여군 대위가 자기 학급 인원이 한 명 더 많다는 걸 발견함. 교육시간에 군기불량 사유로 소위 하나를 갈구고 있었는데, 인원확인하니 인원이 안맞는 거야.

근데 그건 이상함. 기본적으로 자기랑 한 달 이상 같이 생활한 애들이고 훈육장교가 얼굴 못 알아보는 이상 인원은 그 중에 없었음. 그래서 보고를 타고 위로 올라갔는데.

그날 밤에 보병교 초군반 숙소로 헌병대 추포조 출동하고 난리가 남.

군기불량으로 훈육장교한테 지적 받았던 그 여군 소위.

군적에도 기록에도 없는 사람이었던 거야.

한 일주일을 온 부대 헌병대란 헌병대는 다 출동해서 이 잡듯이 부대 부지 내를 수색한 결과. 범인은 부대 중앙에 위치한 상무회관에서 잡힘.

알고보니 그 여군소위는 소위가 아니라 가출청소년 이모양 (가명). 광주에서 가출한 그녀는 상무대 입구 앞 군장점에서 여군 소위 복장을 맞춰입고, 원래부터 외부인 방문이 잦은 부대 특성을 이용. 면회객 사이에 끼어서 부대로 잠입.

그 후 그녀는 낮에는 여군 초군반 사이에 끼어 이리저리 교육도 받고 보급품도 지급받으면서 지내고, 밤에는 사람의 발길이 끊기는 상무회관에 숨어들어 잠을 청하는 생활을 해왔던 거임.

심지어 그녀를 지도한 교관들과 훈육장교들은 이 범상치 않게 똘똘한 소위에게 학급장까지 맡길 정도였다. 군생활 전나게 잘 한거지.

그리고 조사로 밝혀진 그녀의 부대잠입생활 기간은…

무려 1년 반.

이쯤되면 원한서린 귀신보다 무섭고, 칼리두스 어세신 뺨따구를 왕복으로 날리며, 북파공작원 어버이 되시며, 명령만 있으면 내래 김돼지 목 따오실 메탈기어솔리드 스펙.

심지어 그녀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남장교들을 상대로 몰래몰래 성매매까지 해오고 있었음…

그리하여 전설의 이모양은 국군사고사례 전집에도 당당히 국군 레전설 중 한 명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음. 상무대 역사상 최악의 사건인 건 두 말 할 것도 없고.

??????????

후일담

이건 오피셜은 아니고 암흑기사의 체포 이후 부대 내 교관/장교/기간병들 사이에서 돌았던 이야기임.

이모양은 무려 1년 이상 부대 내에서 잠입생활을 계속하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남장교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해왔음.

근데 아무리 보안이 허술해도 신원미상의 인원이 부대 안에서 1년 넘게 체류하고 있는데 안 걸린다는게 말이 될까?

그래서 처음에 군무원들을 중심으로 교관, 장교들 사이에 돌았던 얘기가, 이모양 성매매에 꽤 높으신 양반들이 걸려있는 것 같다는 얘기였음.

이모양을 거의 첩 비스무리하게 삼고 있으면서 쉬쉬해오고 의도적으로 묵인해온 게 아니냐는 거지.

확실히 이모양의 사례는 국군사고사례 중에서도 특출남. 거의 비범한 무협지 주인공 수준의 능력치를 가진 범인이라니. 그런데 그게 정말 가능하겠냐는 거야.

결국 진실이 어느 쪽인지는 나도 모름.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꽤 높은 놈이 걸려있는게 분명하다는 그 때의 후썰에 지금도 좀 더 무게를 건다. 그게 겨우 열 몇살짜리 여자애 하나를 초인 칼리두스 어세신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더 더럽고 추잡스럽긴 해도 상식적으로 말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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